빗장은 헐겁고 지갑은 털리고.. 제주 행정이 벌인 '글로벌 난장판'
[기자수첩] 빗장은 헐겁고 지갑은 털리고… 제주 행정이 벌인 ‘글로벌 난장판’ 차정준 기자 입력 2026.09.15 13:47 뉴스라운드 수정 삭제 주소복사 제주도청 도제공 참으로 사방이 탁 트인 대인배의 섬이다. 바다 건너 대륙의 거친 숨결이 밀려오든, 주인을 알 수 없는 거대 자본이 서울 중구만 한 땅을 통째로 집어삼키든, 이 너그러운 섬은 언제나 두 팔 벌려 환영하기 바쁘다. 이렇듯 오죽하면 독일이나 대만 외신들마저 "이러다 섬이 통째로 질식하겠다"며 남의 나라 일이지만 걱정 어린 시선을 보낼까. 하지만 정작 이 섬의 주인인 도민들은 메뉴판을 뒤덮은 낯선 활자 속에서, 그리고 언제부터인지 이웃처럼 늘어난 불법체류자의 그늘 속에서 조용히 길을 잃어가고 있다. 참으로 글로벌하고도 유별난 자화상이다. 이 ‘아무나 환영’ 판타지의 일등 공신은 단연 뻥 뚫린 무비자 입국의 빗장이다. 관광객 몇 명 더 늘려보겠다고 허슬하게 열어젖힌 문틈 사이로, 합법과 불법의 경계는 무너진 지 오래다. 체류 기한을 넘겨 유령처럼 섬을 떠도는 이들이 사각지대를 활보하는 동안, 행정은 "관광 통계가 늘었다"며 해맑은 미소를 지어 보였다. 그렇게 들어온 자본은 리조트와 카지노를 세워 배를 불렸지만, 그 달콤한 과실은 바다 건너 본국으로 고요히 빨려 들어갈 뿐, 지역 사회에 남은 건 껑충 뛴 집값과 씁쓸한 박탈감뿐이다. 그렇다면 이 혼돈의 난장판을 수습해야 할 행정의 시계바늘은 과연 어디를 향하고 있을까. 참으로 다채롭고 친절하게도, 현재 위성곤 도정의 성적표는 그야말로 ‘실패 박물관’의 서막을 여는 중이다. 시민 불편을 덜어주겠다며 야심 차게 꺼내 든 ‘재활용품 요일별 배출제’ 개선은 수거 현장의 매서운 현실 벽에 부딪히자마자 보기 좋게 꼬리를 내렸다. ‘제주산농산물유통공사’의 원대한 꿈은 중앙정부의 문턱을 넘지 못한 채 또다시 ‘연구용역’이라는 마법의 서랍 속으로 고이 모셔졌다. 전국 평균의 두 배를 우스웁게 뛰어넘는 농가 부채 속에서, 행정이 농민들에게 내민 손길 역시 구체적인 대책 대신 '연구'라는 이름의 시간 끌기뿐이다. 하지만 이 모든 아마추어 같은 행정의 헛발질 중에서도 단연 하이라이트는 전임 도정의 유산인 ‘제주~칭다오 항로’다. 손익분기점의 10%라는 처참한 물동량, 여기에 중앙투자심사조차 누락된 ‘앙증맞은(?) 행정의 판단 실수’ 덕분에 매년 도민의 피땀 어린 혈세 수십억 원이 빈 컨테이너와 함께 바다 위로 화려하게 산화하고 있다. "정책 실패였다"며 마지못해 고개를 숙인 수장의 사과 한마디에, 쌈지돈 털어 메워야 하는 도민들의 속은 시커렇게 타들어 간다. 바람의 섬 제주에서 불어오는 건 이제 상쾌한 산바람이 아니다. 헐거운 빗장 틈으로 새어 나오는 불법체류자의 한숨과 대륙 자본의 냄새, 그리고 행정이 쏟아내는 헛발질의 한탄뿐이다. 외신이 친절하게 경고하고, 도민들이 눈물로 호소해도 행정은 여전히 ‘연구 중’이고 ‘재협상 중’이란다. 바다에 돈을 퍼붓는 신개념 연금술을 언제까지 구경해야 할까. 도민들의 지갑을 털어 엉터리 정책의 고지서를 막기 전에, 제발 그 헐거운 문짝부터 단단히 고쳐 달라고 요구하는 것이 과연 지나친 욕심인지 물을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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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초 등록 시각: 2026-09-15T13:56:00+09:00
- 최근 업데이트 시각: 2026-09-15T13:57:00+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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